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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제작비 상승 논란: 왜 갈수록 영화가 비싸지기만 할까

by 신리뷰 2025. 4. 30.

마블 제작비는 과연 CG와 배우 게런티가 전부일까

마블 제작비 상승 논란: 왜 갈수록 영화가 비싸지기만 할까

 한때는 개봉만 하면 박스오피스를 점령하던 마블 영화가 최근 들어 흥행과 수익 면에서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제작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무엇이 마블 영화의 예산을 이렇게 급등시켰으며, 그로 인해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걸까?

 최근 몇 년 사이 마블의 주요 작품들은 제작비만 2억 달러 이상을 소모하고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토르: 러브 앤 썬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모두 각각 2억에서 2억 5천만 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비용이 투입되었다. 여기에 마케팅 비용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지출은 평균 3억 달러를 넘기기 일쑤다.

 하지만 수익 구조는 예전만 못하다. 팬데믹 이후 극장 수익이 불안정해졌고, OTT 중심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접근성을 높였지만, 장기적으로는 티켓 판매와 브랜드 가치를 동시에 희석시켰다. 흥행 성적이 예전만큼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고비용 구조는 마블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비용의 원인은 무엇인가

 제작비가 이처럼 상승한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우선 마블 영화는 고퀄리티 CG와 대규모 세트, 국제적 촬영을 기본으로 한다. 전 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토리 특성상 장소 이동도 많고, 촬영 일정도 길어진다. 특히 멀티버스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CG 처리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포스트 프로덕션에 들어가는 시간과 예산도 그에 따라 증가했다.

 여기에 주연 배우들의 출연료 상승도 무시할 수 없다. MCU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출연료로 캐스팅할 수 있었지만, 시리즈의 인기가 높아지며 배우들의 몸값도 함께 올랐다. 엔드게임 이후에는 톰 홀랜드, 브리 라슨,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 새 중심축이 된 배우들도 이미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또한 마블의 주요 감독과 제작진들 역시 오랜 경력과 브랜드 가치를 가진 인물들이 많아졌고, 이들의 연출력과 창의력을 보장하기 위한 조건들도 높아졌다. 이는 좋은 현상이지만, 동시에 전체 프로젝트의 단가를 높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디즈니 내부의 위기감

 실제로 디즈니 내부에서는 마블 프로젝트의 예산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다. 2023년 하반기부터 보도된 바에 따르면, 디즈니는 수익성보다 브랜드 확장에 초점을 맞추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수익과 비용의 균형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수정 중이다.

 이는 OTT 플랫폼인 디즈니+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블 드라마 시리즈의 제작비 역시 영화 못지않게 증가했고, 수익 대비 투자 효율성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마블은 새로운 콘텐츠를 양산하기보다는, 기존 콘텐츠의 품질 관리와 예산 조절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마블은 페이즈6 이후의 방향성 설정에 있어서도 과거처럼 대규모 영화 중심이 아닌, 더 작고 밀도 있는 이야기, 제한된 예산 안에서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 케빈 파이기도 “마블은 지금 규모보다 내실이 중요해진 시점”이라는 언급을 한 바 있다.

제작비 상승이 마블에 미치는 진짜 영향

 높아진 제작비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흥행 실패 시 리스크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예전에는 한 작품의 성패가 전체 유니버스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하나의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면, 다음 작품의 제작 스케줄이나 예산까지 줄줄이 영향을 받는다.

 또한 관객들의 기대치도 함께 상승한다. 3억 달러를 들인 영화라면 그만큼의 볼거리와 감동을 기대하게 된다. 만약 작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평가는 더욱 냉정해진다. 제작비 상승은 곧 마블의 창작 자유에도 제한을 두는 요인이 된다.

 지금 마블이 겪고 있는 이 위기는 단순한 흥행 부진이나 피로감이 아니다. 그것은 산업 구조 자체의 한계와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는 결과다. 마블은 이제 다시, 이야기를 중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반드시 예산의 크기가 아닌, 감정의 깊이로 평가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