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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팬덤의 변화, 10년 전과 지금은 뭐가 다를까

by 신리뷰 2025. 5. 5.

마블 팬덤의 변화와 현재 모습, 미래는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마블 팬덤의 변화, 10년 전과 지금은 뭐가 다를까

 한때 마블 영화가 개봉만 하면 ‘문화 현상’이 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수많은 관객이 극장에 모여 예매 전쟁을 벌였고,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쿠키 영상을 기다렸다. 2008년 아이언맨부터 2019년 엔드게임까지 이어지는 여정은 단순한 프랜차이즈 성공이 아니라, 팬과의 정서적 동맹이라 불릴 만한 서사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많이 달라졌다. MCU는 여전히 세계 최대의 시네마틱 유니버스이지만, 팬덤의 온도는 확연히 식었다. 관심은 있지만 열광은 줄었고, 기대보다는 계산이 앞서는 소비가 주를 이룬다. 팬덤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 성격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과연 어떤 변화가 있었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예전 팬은 ‘동료’였고, 지금 팬은 ‘감독’이다

 초기 마블 팬들은 한 편 한 편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히어로를 ‘발견’하는 감각에 흥분했다. 아이언맨이라는 캐릭터에 익숙하지 않던 대중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연기를 통해 캐릭터와 하나가 되는 과정을 체험했다. 당시의 팬들은 스토리에 몰입하며 함께 성장했고, 유니버스가 확장되는 과정을 감정적으로 공유했다.

 하지만 지금의 팬들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영화를 접한다. 사전 정보, 캐스팅 루머, 멀티버스 구성도, 쿠키영상 예측까지 모두 분석되어 있다. 관객은 더 이상 관람자가 아니라, 콘텐츠의 감정적 평가자이자, 구조적 비평가로 진화했다. 기대보다는 검증, 몰입보다는 검열이 중심이 되는 구조다.

열광의 시대에서 피로의 시대로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팬덤의 정점을 상징하는 작품이었다. 모든 캐릭터가 모이고, 10년 넘게 이어온 이야기의 결말이 감동적으로 완성되었다. 하지만 그 후속 단계인 페이즈4, 페이즈5는 오히려 팬들의 피로감을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다양한 신작이 쏟아졌지만, 서사의 밀도나 감정선의 일관성이 부족했다. OTT 시리즈와 영화가 동시에 전개되면서, 관객은 ‘따라가야 한다’는 부담을 느꼈고, 이는 자발적 몰입보다는 과잉된 소비 구조를 만들어냈다. 결국 팬심은 ‘기다림의 즐거움’에서 ‘소화해야 하는 과제’로 변했다.

팬덤의 세대 교체, 감성보다 구조를 보는 시대

 최근 마블 팬덤의 양상은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교차점에서 흥미로운 변화를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감정적 몰입, 캐릭터 중심의 서사가 주를 이루었다면, 지금은 유튜브 클립, 리뷰 요약, 해석 콘텐츠를 통한 ‘정보형 소비’가 대세다.

 이는 팬들이 더는 영화 그 자체보다, 영화를 둘러싼 ‘해석 공동체’에 소속되어 움직인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스토리보다는 세계관, 캐릭터보다는 능력 수치, 감정보다는 설정 간의 연결성에 초점이 맞춰진다. 팬덤은 점점 더 ‘콘텐츠 전문가’처럼 행동하게 되고, 감상은 분석으로, 분석은 평가로 치환된다.

마블은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현재 마블이 마주한 가장 큰 과제는 이 변화를 단순한 트렌드로 넘기지 않는 것이다. 과거처럼 관객의 감정을 건드리는 서사 중심 콘텐츠가 회복되어야 한다. 정보는 넘치지만 감정이 사라진 시대에, 이야기가 다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팬심은 회복된다.

 또한 마블은 지금의 팬덤이 ‘과거의 열광’을 반복하길 기대하기보다, 새로운 형태의 팬과 관계 맺기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모든 히어로가 설명되지 않아도 되는, 여백의 서사. 그리고 감상 후에 분석보다 여운이 남는, 진심 어린 장면들. 그것이 지금 MCU가 팬심을 되찾기 위해 시도해야 할 방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