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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학교는 2, 시즌2에서 보여줘야 할 단 하나의 조건

by 신리뷰 2025. 5. 12.

지금 우리 학교는2, 과연 어떤 서사로 완성도를 높일 것인가

지금 우리 학교는 2, 시즌2에서 보여줘야 할 단 하나의 조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은 2022년 초, 좀비 장르에 새 활력을 불어넣으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경기도 효산시를 배경으로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좀비 바이러스 확산과 생존극은 단순한 재난극을 넘어 십대의 감정선과 사회적 은유를 교묘하게 버무린 구성으로 주목받았다. 시즌1은 바이러스 발생 원인부터 정치와 언론, 생존 윤리 등 여러 문제를 한꺼번에 다루면서도 청소년 중심의 인물 드라마로 전개되어 독특한 매력을 가졌다.

 하지만 그만큼 시즌2에 대한 기대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단순히 좀비가 더 많이 나오는 후속작이 아니라면, 과연 무엇이 더 있어야 할까. 시즌1의 성공 이후, 시즌2가 진화해야 할 지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 핵심은 단 하나, 더 이상 '좀비' 자체로는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없다는 현실이다. 이제는 그 틀을 어떻게 뒤틀고, 더 깊은 이야기로 확장하느냐가 관건이다.

하이브리드 캐릭터의 등장, 장르의 전환 가능성

 시즌1의 마지막, 강한 여운을 남겼던 캐릭터는 단연 ‘남온조’가 아닌 ‘남라’였다. 이미 인간도 아니고 완전한 좀비도 아닌 상태로 남은 그녀는 하이브리드 존재의 가능성을 암시하며, 다음 시즌이 단순한 생존극이 아닌 진화된 존재에 대한 탐구로 확장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는 장르의 전환 가능성과도 맞닿아 있다. 더 이상 피 튀기는 공포가 아닌, 사회와 과학, 생명윤리의 교차점에 놓인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캐릭터는 좀비물에서 새로운 흐름이다. 예를 들어, 이미 넷플릭스에서는 블랙 썬이나 레지던트 이블 리부트에서도 인간성과 괴물성의 경계를 탐구한 바 있다. 지금 우리 학교는 시즌2는 이 경계를 좀 더 섬세하게 조명하며, 단순히 좀비와의 싸움이 아니라 '변이된 인간'에 대한 사회의 대응과 두려움을 중심에 둘 가능성이 크다. 이는 자연스럽게 정부와 과학기관의 대응, 감염자 관리 체계, 생존자 내부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

10대의 서사에서 사회 전체의 서사로

 시즌1은 고등학교라는 폐쇄된 공간과 10대 주인공들의 감정에 집중했다. 생존에 대한 공포 외에도 친구 간의 신뢰, 가족을 향한 그리움, 그리고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존재로서의 분노가 겹쳐지며 복합적인 서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시즌2는 무대 자체가 넓어질 가능성이 높다. 도시 전체, 혹은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퍼지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국가 차원의 대응과 사회 시스템의 붕괴, 이때 나타나는 인간 군상의 다양성이 주요 테마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스케일 확장이 아니라, 드라마적 밀도와 윤리적 질문이 함께 증폭되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되었을 때 정부는 군사적 무력 사용을 감행할 것인가? 또는 감염자 치료 가능성이라는 희망이 제시될 때, 누가 우선순위를 가지게 될까? ‘우리는 누구를 살릴 것인가’라는 질문은 시즌2가 반드시 붙잡고 가야 할 중심 테마다.

넷플릭스 시즌제 전략 속에서 시즌2의 의미

 넷플릭스는 한 시즌의 반응에 따라 후속 제작을 신속히 결정하고, 해외 시장을 고려한 내러티브 전개를 병행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한국 콘텐츠의 국제적 성공 사례로 기록된 만큼, 시즌2는 국내보다 해외 시청자의 반응을 더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구성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감성에 맞춘 다문화 캐릭터, 다양한 배경 도시 설정, 번역을 고려한 단순한 대사 구조 등이 추가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여전히 ‘이야기’다. 시즌1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좀비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극한 상황에서 보여주는 감정의 진폭이 설득력 있었기 때문이다. 시즌2 역시 그 진정성을 놓친다면, 단순한 반복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그게 바로 ‘시즌제 콘텐츠’가 가지는 가장 큰 함정이다. 더 많이, 더 자극적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 전했던 감정의 힘을 어떻게 깊게 파고들 것이냐가 진짜 관건이다.

 이제 우리는 기다린다. 다시 시작된 사이렌 소리, 비어 있는 복도, 누군가가 열어놓은 창문 너머로 무엇이 다가오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진짜로 두려워하는 것이 ‘좀비’인지, 아니면 ‘인간’인지를 확인하게 될 그 순간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