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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바뀌는 게 아니라, 수업이 바뀌는 것이다

by 신리뷰 2025. 6. 25.

학교가 바뀌는 것이 아닌 수업이 바뀌는 것일뿐

학교가 바뀌는 게 아니라, 수업이 바뀌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교육계는 ‘학교의 변화’를 반복해서 이야기해 왔다. 디지털 기기가 도입되고, 교실은 스마트 보드로 채워지고, 학생들은 태블릿으로 수업을 듣는다. 교실 환경은 바뀌었고, 교육 정책도 바뀌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수업은 과거와 다르지 않다. 설명 중심 수업, 교사 중심 진행, 결과 중심 평가. 그 변화 속에서 가장 중요한 물음은 결국 이것이다. 진짜 바뀐 것은 무엇인가? 학교가 바뀐 것인가, 아니면 수업이 바뀐 것인가?

 수많은 혁신의 이름이 교실에 도입됐지만, 수업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면 그것은 외형의 변화일 뿐이다. 교육은 환경이 아니라 상호작용이고, 관계이며, 구조다. 아무리 최신 장비가 들어와도, 그 안에서 이뤄지는 수업이 과거의 틀에 머물러 있다면 학교는 본질적으로 바뀌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수업으로 돌아와야 한다. 변화는 학교 단위가 아니라 수업 단위에서부터 시작된다.

수업 중심의 변화만이 교육 혁신을 만든다

 많은 교육 정책은 제도 개선과 인프라 구축에 집중되어 왔다. 디지털 장비 확충, 스마트 교실 시범 운영, AI 튜터 도입 등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변화다. 하지만 정책이 수업의 질을 자동으로 높여주지는 않는다. 변화는 언제나 교사의 손끝에서, 학생의 반응에서 시작된다. 수업 시간에 어떤 질문이 오가는지, 어떤 감정이 교실을 흐르는지, 어떤 구조가 학습을 움직이는지에 따라 진짜 변화는 형성된다.

 즉, ‘학교 변화’는 ‘수업 변화’ 없이는 실질적인 교육 혁신이 될 수 없다. 수업이 달라지지 않으면, 학교는 기껏해야 ‘디지털 장비가 많은 공간’일 뿐이다. 수업 중심의 혁신이 우선되어야 하며, 교사와 학생이 그 수업 안에서 새로운 상호작용을 경험할 때 학교는 비로소 변화된다.

“건물과 장비는 쉽게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수업을 바꾸는 데는 철학과 구조가 필요하다.” – 교육개발원 보고서 중

수업은 구조이며, 구조는 설계자의 관점에서 시작된다

 수업은 단순한 활동의 나열이 아니다. 어떤 흐름으로 진행되고, 학습자가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떤 감정의 전환을 경험하는지가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수업이란 학습자와 교사 사이의 의미 있는 구성이다. 기술은 그 구성을 돕는 도구일 뿐이며, 설계는 교사의 관점에서 시작된다.

 오늘날의 수업은 기술적 구성이 아니라, ‘의미 중심 구조화’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학생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이 다시 수업 흐름을 만들도록 구성하며, 몰입과 사고가 연결되도록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단지 설명자가 아니라 ‘학습 설계자’로서의 위치를 가져야 한다.

 결국 수업이 바뀐다는 것은, 교사가 수업을 바라보는 눈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명에서 설계로, 활동에서 구조로, 전달에서 의미화로 전환되는 이 흐름은 곧 교육의 본질적 변화이기도 하다.

학교가 바뀌었다는 착각을 넘어, 수업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많은 학교가 디지털 교실을 갖췄고, 많은 수업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 안에 ‘학생 중심의 경험’, ‘질문 중심의 수업’, ‘의미 중심의 피드백’이 없다면 우리는 여전히 겉모습만을 바꾼 셈이다. 수업이 바뀌지 않으면, 학교는 변화를 실감하지 못한다. 학생도 그렇고, 교사도 그렇다.

 이제는 변화의 중심을 ‘수업’에 둘 때다. 수업을 분석하고, 수업을 설계하고, 수업을 나누는 교사 문화가 확산되어야 한다. 기술보다 철학이 먼저이고, 장비보다 구조가 앞서야 한다. 학교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의미 있는 수업이 축적되는 장소다. 변화는 언제나 교실 안 수업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결국 학교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 수업이 바뀌고, 그 수업을 통해 관계가 바뀌고, 사고가 바뀌며, 그 축적이 학교의 정체성을 바꾸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수업을 이야기해야 한다. 학교는 바꾸기 쉽다. 그러나 수업을 바꾸는 일은 철학과 열정이 함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